2008/02/16 01:30

마감 후 숨 돌릴 틈도 없이....

에디터야 원고 교정지 확인하는 것으로 마감이 끝나지만 편집장인 나의 경우엔 아트 디렉터와 함께 인쇄 감리를 보고 오는 것으로 진정한 마감이 끝난다. 편집장이 되니 한 권의 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잘한 공정을 거쳐야 하며 여러 부서간의 협력과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지만 결과가 나오기 위해선 수많은 물밑 작업과 남이 알아주지 않는 공정이 있기 마련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보이는 것만 믿어서는 안된다.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들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기에.마감의 피로가 켜켜히 쌓여있는 어깨를 채 펴보기도 전에 다시 눈에 불을 키고 성남의 삭막한 인쇄소로 향하는 일도 편집장의 일중 하나라는 것...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겨울엔 추위에 떨면서 여름엔 새벽까지 새우잠을 자면서.... 공장을 지켜야 한다. 아~아 고단하다.
그런데 이 달엔 내일 다시 공항으로 달려가 밀란행 비행기를 타야한다. 지금 이 순간 잠은 오고 짐은 감히 쌀 생각도 못해봤다. 마감 후에는 삼박사일 잠만 자고 싶은데... 어설프게 비행기에서 선잠을 자야할 처지다.
꽤 긴 일정으로 무려 9박 10일. 딸아이는 벌써 삐져서 엄마와 눈도 맞추지 않고 자꾸 내 등을 발로 툭툭 찬다. 할머니에게는 오늘밤 엄마랑 자겠다고 했다던데 막상 나를 보니 짜증이 나는지.. 그냥 시비조다. 나는 미안해서 온갖 감언이설을 늘어 놓는다. 결국 닌텐도 칩 하나를 사주겠다는 약속을 해야만 했다. 우~ 미안해.
딸아이 다음으로 걱정되고 보고 싶을 게 바로 이 엘걸 팩토리가 아닐까. 나 없는 동안에도 많이 찾아주고 에디터와 어시스트들이 정성껏 포스팅 해주길 바랄 수 밖에. 대신 밀란 다녀오면 재미있는 글과 사진 많이 올릴께요.
야심차게 준비했던 3월호가 독자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무지 궁금하다.
아, 편집장이 되니 좋은 점도 물론 있다. 쇼 예약에서 숙소 및 현지 가이드 구해야 하는 온갖 궂은 일을 이번 컬렉션에 동행하게 된 김선민 에디터가 완벽하게 준비해놓은 것. 정말 고마워! 쌩유! 선민이 아니었으면 출장갈 엄두도 못냈을 거야. 빼곡히 써내려간 그녀의 메모.. 밀란에서 머물게 될 숙소와 가이드 연락처, 브랜드들과의 디너 스케쥴, 비상 연락망까지.. 정말 일급 비서가 따로 없었다.
27일에 있을 살롱 by 엘걸 팩토리에 대한 follow up은 오주연 인턴 에디터의 몫이 되었다. 참석자들에게는 곧 그녀로부터 전화받게 될테니 기대하시라. 또... 음 당분간 방명록의 답글은 달지 못하겠지만 꾸준히 글 올려주기를.
시차 극복에 살짝 자신이 없어져서 수면제 두 알도 챙겨간다. 음.. 곧 수면제 체험기도 쓸 수 있지 않을까.
서울로 다시 돌아올 때쯤이면 봄기운이 더 살랑이겠지. 봄 옷 입을 생각하니까 기대된다.
Trackback 0 Comment 8
  1. vivid_현 2008/02/16 10:14 address edit & del reply

    맞아요, 사람들은 화려한 이면의 모습은 알지 못하고 그 겉모습만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그렇구요ㅠㅠ
    와~ 밀란행
    힘드시겠지만 조심해서 잘 다녀오세요~^^

  2. 최근희 2008/02/18 16:01 address edit & del reply

    편집장님 인터넷 서핑하다 흘러흘러 이곳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wow!
    넘넘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럽네요.
    역시 얼리어댑터! ㅎㅎ
    여기서 컨플릭티드텐던시 행사 소개도 발견하고~
    종종 들러서 댓글 남기고 가도 되지요? ^ ^

  3. 에디터가되고픈소녀 2008/02/19 11:24 address edit & del reply

    편집장님 조심해서 밀란 잘 다녀오시고. 좋은 추억 많이많이 만들어 오세요 ♡
    멋진 사진과 후기 기대할게요^^

  4. 안젤리나* 2008/02/19 12: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벌써부터 밀라노가 기대되는 이
    이기적인 마음.. ㅠ.ㅠ

  5. R01 2008/02/23 17:18 address edit & del reply

    꺅 밀란행! 아T_T상상만으로도 몸이 둥실둥실.
    저도 편집장님의 멋진 글과 사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6. Mi~ 2008/02/25 20:45 address edit & del reply

    9박 10일이라.. 정말 꽤 긴 일정이네요^.^ 하지만 팀장님의 뜨거운 열정이라면 9박 10일의 이야기를 저희에게 빠짐없이 들려주실거 같아요 !

  7. 19세의 pre-editor 김신영 2008/03/01 00:23 address edit & del reply

    Milan이라면...
    냉정과 열정사이에서 "아오이"가 살던 동네?!
    두오모 광장 구경도 하시고,
    여튼 밀라노의 공기를 한껏 마시고 돌아오셔서
    저희들에게 쏴~주시길!~

  8. jordan capri hardcore 2008/03/13 06:10 address edit & del reply

    너는 아주 좋은 보는 위치가 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