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을 끝내고 난 그녀의 분위기는 차분해졌다기보단, 해탈을 한 것 같다. 새하얀 얼굴과 찡긋거리는 표정은 ‘이상한 나라’에서 헤어나오기 싫어하는 앨리스와 닮아있다. 이제 성년이 된지 두 해가 지난 그녀가 아직까지도 신인처럼 느껴지는 풋풋함은 유난히 어려보이는 얼굴표정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가슴속에 여전히 소녀적인 감성이 남아있기에 화이트컬러는 앳된 그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Pm 2:30 제멋대로 자라난 삐죽이는 단발머리는 ‘치킨 시켜주세요, 치킨!’을 외쳐대는 민아를 동심의 세계로 만들어 놓았다. 온통 화이트의 세계로 뒤덮인 스튜디오 세트장에서 용감하게 ‘닭’을 부르짖고 있는 이 거침없는 소녀는 촬영을 시작한다는 소리에 최고의 포즈를 완벽하게 구사한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진행되는 컷에 포토그래퍼 조선희의 셔터 스피드가 올라간다. 어느덧 민아의 곁엔 뒤뚱거리며 팔을 뻗고 있는 이제 겨우 돌 지난 아기(조선희씨 아들)가 다가와 그녀는 환호성을 지르며 꼭 끌어안는다. 아이가 아이를 안은 아이러니한 연출은 흐뭇함을 자아낸다. 스튜디오의 배경은 화이트지만 공기는 컬러를 머금는 것 같다.
Pm 5:30 “그 친구를 만난지 벌써 8년째군요, 민아가 중학생 시절부터 봐 왔는데 여전히 아이 같은 순수함이 있어 오늘의 컨셉에 너무 잘 어울려요.” 포토그래퍼 조선희의 말처럼 너무나 사랑스럽고 개구쟁이 소년 같은 순수함이 빛 바래지 않기를. 공기 청정제 처럼, 늘 마시는 청량음료처럼, 가슴을 시원하게 채워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