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하던날 김현성 실장님의 생일이어서 모두 함께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어요. 진짜 이제와서 말이지만 작가들 사이에서 김현성 실장님 인기가 정말 좋았어요.담백한 중년이라는 실장님의 이미지가 이십대 작가들에게 심하게 어필한듯.
아마 몇몇 독자분들께서는 여전히 기억하시겠지만.. 제가 M.net의 check it girl이란 프로에 출연한적이 있죠.
공중파도 공중파이지만 케이블 프로그램이라는 게 워낙 많고(100개나 된대요 글쎄) 쉴새없이 고만고만한 프로가 쏟아져 나오는 통에 이 프로그램이 과연 시선을 끌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뜨고 혹은 뜨지 않고를 떠나 저로서는 조금이라도 <엘르걸>을 알리고 싶은 욕심에 출연을 결심헀죠. 또 'it girl'찾기란 주제가 워낙 <엘르걸>과 잘 어울리는 화두였던지라 놓치기 싫었던 마음, 게다가 정구호 상무님과는 스타일북을 함께 내면서 돈독해진터라 이래저래 꼭 해야하는 프로젝트가 된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김현성 실장님과도 안면이 있었구요. 저까지 세명으로 구성된 잇걸 심사위원(말하자면)단은 케이블 TV 사상 가장 나이 많은 평균 나이 40의 출연자였습니다. 숫기없고 별스럽게 스타일리시하지도 않은 평균남녀였지만 단지 셋이서 구수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장점과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만 있었죠.
그런데 다행히 회를 거듭하면서 시청률이 높아졌고 저 자신도 깜짝 놀랄만큼 주변 반응이 좋았습니다. 우리처럼 재미없는 사람들이 나오는데.. 연예인은 일절 나오지도 않는 이 프로그램이 재미있다니.. 저도 솔직히 놀랬어요.
(시청률 순위만해도 서인영의 카이스트, 효리의 오프더레코드 다음으로 3위를 기록하다가 몇번 1위를 한적도 있었고 케이블에서는 대박이라는 시청률 1%도 나왔으니까요)
몇가지 성공요인을 짚어보면...
1) 진정한 리얼리티 - 진짜 대본도 없었고 거리에서 잇걸들을 찾아내는 과정도 진짜 리얼이었으니까요. 오죽하면 너무 카메라가 흔들려서 심사를 제대로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요즘 친구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2) 미션 수행을 통해 후보자가 좁혀지는 긴박함
3) 나름 감각적인 편집(엠넷의 장점이라네요)
4) 훈훈한 현장 분위기(시청률이 잘나와서일까요? 저는 처음 방송해봤는데 또다른 동료애를 느꼈습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많았어요. 방송은 되지 못했지만 진정한 잇걸이 무엇이냐에 대한 혼란. 과연 모델 기럭지를 가진 걸이 잇걸인 것인가... 그건 아니었는데... 표지를 찍어야 하고 광고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때문에 촛점이 흐려진 감도 없지 않습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평가절하에는 억울한 점도 있어요. 사실 마지막까지 잇걸이 누가 될지는 미지수였고 심사위원 3명 모두 의견이 달랐으니까요. 저로서는 최종 3인은 다 나름의 개성을 지닌 진정한 잇걸이라고 생각해요.
단지 뽑아야 하기 때문에 1위를 뽑았던 거지 다 비슷한 능력과 장래성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엘르걸이 좀 더 여러분과 가까워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미숙한 점도 많았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좀 더 수정보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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