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9/30 20:05

잡지사 에디터가 되려면 2

10월 1일 . 내일은 특별한 날이다. 만 9개월간의 인턴 대장정을 마치고 최은영 인턴이 엘르걸의 피처 에디터로 정식 출근을 하기 때문. 십여년 전, 내게도 그런 날이 있었다. 화장만 한시간에 걸쳐 꽃단장을 하고 첫 출근에 감격 하던 그 당시 내가 어렴풋이 생각난다. 두명의 입사동기가 있었는데 어느덧 돌이켜보니 나만 잡지일을 하고 있다. 남자동기는 스포츠 담당 기자였는데 그  일을 발판 삼아 KBL에 입사 했고 그 후에는 스포츠 용품을 수입해서 떼돈 벌고 있다. 여자 동기는 글쎄 삼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 두었다. 명문대를 졸업한 재원이었는데 아무래도 석유난로가 놓여있던 아날로그적 사무실에서 미래를 찾긴 어렵다고 결정한 후 일찌감치 딴길을 모색한 듯 싶다.
그 시절엔 에디터가 그리 선망받는 직업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어떤 직업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잘할 자신이 있었기에 선택한 일이었다.
지금은 그 때와는 달리 에디터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영화나 여타 매스미디어를 통해 소상히 알려진 편이다(물론 왜곡되어 있는 경우가 더 많지만). 하지만 나쁜 소식은 좋은 소식보다 9.5배 빨리 알려진다고 하던데 이상하게 에디터에 연관된 일은 나쁜 면보다는 좋은 면이 9배 정도는 더 부풀려 알려진게 사실이다.
에디터 지망생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은근 '사심'으로 똘똘 뭉친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우리들은 이런 부류를 일명 '야망의 불꽃'이라 칭한다. 염불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많은 이런 유형들은 에디터가 되어 누릴 수 있는 부수적인 혜택에 현혹되어 에디터가 되고 싶어 한다. 당연히 롱런 하기도 힘들 뿐더러 은근 편집부의 암적 존재가 되어 결국 편가르기의 여왕으로 등극하며 업계에 악명을 떨친다. 쉽게 말해 샤*에서 일한다고 자기가 샤*인 것은 아니지 않는가. 결국 그녀들의 본분이 서비스 업이라면 샤*에서 일하든 혹은 이마트에서 일하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마찬가지로 에디터라는 직업의 본질은 기획과 취재(혹은 촬영) 그리고 원고 작성이라는 예나 지금이나 다를게 없는 쓰리 스텝이다. 그 과정에서 해외 출장도 가고 연예인도 만나고, 브랜드로부터 선물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이건 부수적인 잿밥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에디터가 꿈이라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 나는 과연 왜 에디터가 되고자 하는가. 인기를 얻기 위해서 가수가 되겠다는 사람과 노래를 사랑해서 가수가 되겠다는 사람은 시작이 같을 수 있을지언정 끝까지 같을 수는 없다.
....
만약 여러번의 자기 성찰 후에도 에디터가 되고 싶다는 열망을 버릴 수 없다면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보도록. "나는 매력적인 사람인가?" 이 문장 앞에는 여러가지 가정이 붙을 수 있다. "나는 같이 일하기에 매력적인 사람인가?" "나는 3분안에 좋은 인상을 줄 정도로 매력적인 사람인가?" "나는 취재원에게 매력적인 사람인가?" 등등. 에디터란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직업이다. 그것도 다수의 불특정 프리랜서와 함께 일한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은 힘들더라도 자신의 것이라고 꼬리표를 달만한 아우라나 혹은 개성이 없다면 자신의 스탶들에게 최선의 결과를 얻어내기 힘들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하다. 나이스한 애티튜드는 당신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는 것. 뭐, 말이야 쉬운 일이기는 하다만... 나 역시 평생을 두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Trackback 0 Comment 6
  1. 에디터가되고픈소녀 2007/09/30 22:39 address edit & del reply

    편집장님의 글 정말 잘봤습니다^^
    마음에 확 와닿는 글이네요.
    고맙습니다.^^
    날씨추우니깐, 감기조심하시고요 ^^
    에디터가되려면3도 기대할게요 ^^;;

  2. 이은주 2007/10/06 14:00 address edit & del reply

    우아 이렇게 좋은글을 써주셔서 감사해요^^

  3. 박지수 2007/10/11 18:59 address edit & del reply

    편집장님의 글을 보니 힘이 생겨요 !!
    좋은 말씀 감사 합니다 ^^

  4. 워너비패션에디터 2007/10/12 21:50 address edit & del reply

    편집장님 말씀에 큰 감동받았어요..
    저도 부수적인 잿밥을 원하는 사람이 아닌
    진정으로 저의 열정을 쏟아붓는 훌륭한 에디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어요!!
    감사합니다!!!!

  5. 자유로운 영혼 2007/12/26 12:04 address edit & del reply

    편집장님의 글을보고있자니 벌에 쏘인것마냥 정신이 번쩍드네요
    내가 지금까지 에디터의 껍데기만 보고있었던게 아닌가
    에디터가 되기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있었나
    다시한번 제자신을 되짚어보게 되는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포기하자 가 아닌 더욱 더 정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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