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30 21:56

필라테스 예찬

올해로 서른 일곱인 나이. 그래도 엘르걸 덕분에 나이도 잊고 사니 나름 호강이라면 호강 중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 할 수록 느끼는 것이지만 결국은 자기 관리가 성패를 가르는 법. 줄도 잘서야하고 밀어주고 끌어주는 선후배 관계도 돈독해야 한다지만 우선 '나'라는 브랜드가 약하면 롱런하기 힘든 것이 정석이다.
새해들어 스스로에게 주문한 것은 체력이었다. 최근 강호동 인터뷰를 조선일보에서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 역시 성공의 비결을 체력으로 꼽은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강호동 다운 발상이긴 하다 ^^;).  체력이 딸리면 집중력이 떨어져 일의 완성도를 담보할 수 없다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젊은 나이엔 악에 받쳐 한다고도 하지만 그마저도 체력이 되니까 가능한 일이다. 누가 눈치주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서 책상빼는 분위기도 아니지만 스스로 예전만 못하다는 자괴감에 빠져 어느날 갑자기 사표던지는 선배들을 지금껏 무수히 보아왔다. 절대로 내려올 수 없는 트레드 밀에 올라탄듯 하다는 선배들의 탄식아닌 탄식을 들어가며 나 역시 그녀들처럼 어느 날 느닷없이 단도를 뽑아들 듯 상사의 코밑에 사표를 들이대지 않을까 예감하곤 했다.
그러나 아직! 엘르걸은 갈길이 멀다. 특히 2008년 한 해는 편집장으로서 승부수를 던진 검투사처럼 비장한 각오로 맞이했기에 체력은 더더욱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우선 과감하게 내 돈으로 보약도 지어먹고(지금까지는 엄마 손에 들려온 보약을 못이기는 척 받아먹은 게 전부였다. 당연히 성의없이 한달치 보약을 세달씩이나 질질 끌면서 먹었다) 더불어 몸에 좋지 않다는 커피와 인스턴트 음식도 멀리했다. 대신 삼시세끼 챙겨먹고 배부르다 싶으면 가차없이 숟가락을 내려놓았다. 스스로의 식습관을 관찰해보니 의외로 배가 고프지도 않고 맛이 없는데도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먹고있는 경우가 많았다. 한마디로 심심하고 지루해서 주전부리 하는, 킬링 타임용 식습관이라고나 할까.
식습관을 교정하면서 시작한 것이 필라테스다. 다행히 회사 근처 3분 거리에 꽤 지명도 있는 필라테스 교습소가 있기에 가능했다(실은 한 6개월전에 아주 소심하게 필라테스를 시작한 적이 있지만 한번 가보고 스스로 너무 힘들어서 포기해버린 경험이 있다). 이번엔 아주 열심이다. 무엇보다 좋은 건 필라테스를 하는 동안은 그 기기묘묘한 동작과 호흡을 따라 하느라 결코 딴 생각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나처럼 잡념 많기로 유명한(최근에 큰돈들여 한 심리 검사에서도 잡념이 많다고 나올 정도였다) 사람에겐 그야말로 맞춤 운동인 셈이다.
게다가 필라테스는 요가와는 달린 유연함보다는 근력을 기르는 데 제격이라 뱃살 빼는 데는 그만이다. 배꼽 위 5cm와 배꼽 아래 5cm를 단련하는 것이 필라테스의 핵심이기에 노력여하에 따라서는 빨랫판같은 복근도 가능하다.
아무튼 나이들어 애좀 썼더니 3kg정도는 어렵지 않게 감량에 성공했다. 허리 사이즈도 1인치 정도는 준 셈이다.
가장 좋았던 점은 그다지 고통스럽지 않게 살을 뺄 수 있었다는 사실. 생활 습관이 교정되지 않는 체중 감량은 늘 요요라는 트로이 목마를 안고 사는 것과 같다. 몇 kg을 빼야겠다는 결과 중심의 다이어트보다는 나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물한다는 마음으로 자기 관리에 들어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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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디터가되고픈소녀 2008/01/30 23:2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당장 제 자신을 위해 자기관리 들어가야겠어요^^
    식상한 말이지만,, 체력은 국력! 운동 열심히!
    편집장님 몸매 완벽하신데! 정말로^ ^ 그날 뵙고 또 한번 놀랬어요:)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온듯한 모습에 배스키진이 어찌나 잘어울리던지...........^^
    혹시 필라테스 효과인가요?
    그렇다면 저도 필라테스를 해봐야겠어요 크크

  2. vivid_현 2008/01/31 10:56 address edit & del reply

    나 자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선물한다는 마음.
    아, 멋져요! 저도 자기 관리에 좀 신경을 써야겠어요ㅜㅜ

  3. 활자먹는얼빵 2008/01/31 11:49 address edit & del reply

    유연성 제로인 저.
    그래서 감히 요가는 꿈도 못꿨는데,
    근력을 위한 필라테스라.
    한 번 해보고 싶네요 :)

    요즘 저도 체력의 중요함을 절실히 느끼고 있거든요.

  4. bonjour♥ 2008/02/02 01:02 address edit & del reply

    필라테스, 최근에 주변사람들이 많이 하고 있어서 저도 관심이 많아요ㅋㅋ
    자기몸 챙기는 것도 실력이죠 :)
    건강관리 늦지 않게 지금부터 합시다 ^^

  5. 안젤리나* 2008/02/02 21:46 address edit & del reply

    남들 보다 덜 먹고, 남들보다 덜 자고,
    보고싶은 사람잘 못보고 가족들 잘 못챙기고
    남들 보다 더열심히 공부해야한다고..
    가수 박진영이 그러더라구요..
    박진영이 그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그 철학들이
    저 말들에 다 담겨있는 듯해요.. 저도 새해엔 좀 더 계획적이고 규칙적인 생활들을 해보려구요

    • 노는 팀장 2008/02/08 19:35 address edit & del

      저도 요즘 부쩍 박진영이 존경스럽더라구요. 남들하는거 다 하다보면 일가를 이루기 힘들다는 말... 정말 절감해요.

  6. 아주양 :-) 2008/02/11 17:00 address edit & del reply

    차장님, 저 지금 헬스등록하고 오는 길이에요! 체력이 받쳐주는 탄탄 스물세살이 되어 제 관리에 들어가고자 했던 마음은 다 이 글에서 나왔다지요. 감사합니다! 무한체력 으하핫

    • 노는 팀장 2008/02/11 22:38 address edit & del

      나도 방금 운동하고 왔는데... 오랜만에 했더니 너무 힘들고 졸립다.